[놀이터] 1차 워크숍
지품면 신안리에 지어지게 될 농어촌 어린이 놀이터의 사용자는 역시 도로 건너편에 있는 지품 초등학교 학생들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놀이터를 원하는지 물어보기 위하여 소수 건축가들은 5명 모두 서울에서 영덕까지 날아갔습니다:)
놀이터가 지어지기까지 두 번의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인데, 그 중 첫 번째 워크숍이 14일에 진행되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기 전에 지품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놀이터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발표와 참여형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어린이들을 상대로 발표를 하는 것은 처음인지라, 어떻게 발표를 해야할지 다른 프로젝트보다 더 많이 고민했습니다. 어린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최대한 도면과 다이어그램은 제외하고, 사진과 그림으로 대체한 PPT로 놀이터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놀이터란 어떤 공간인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놀이터의 정의는 '자유롭고 적극적인 놀이를 위하여 별도로 마련된 고정적인 놀이 공간'입니다. 즉, 놀이를 하는 장소라는 뜻이겠지요. 그렇다면 놀이는 무엇일까요? 놀이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겁게 노는 일을 뜻합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하는 놀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직도 술래잡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1순위였습니다:D 그외에도 아이들은 물놀이를 좋아하고, 친구들과 함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특히 요새는 모바일 게임도 아이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놀이 중 하나였지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를 하기 위해서는 꼭 놀이터에 미끄럼틀, 시소, 그네 같은 놀이기구가 없어도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있어도 좋겠지만, 지품면 놀이터 대지 같은 경우에는 초등학교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데, 지품 초등학교 내에 이미 미끄럼틀과 그네가 떡 하니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다른 놀이 기구를 설치해 주고 싶었습니다. 기존에 놀이터에 없었던 놀이기구 말이지요.
그렇다면 또 다른 질문 하나. 꼭 야외에 있어야만 놀이터일까요? 더운 날, 추운 날, 비가 오는 날 모두 놀 수 있으려면 야외는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습니다. 실내에서도 충분히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요소들을 넣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 사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항상 지나치게 되는 놀이터의 부지는 아이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 위에 실외 놀이터와 실내 놀이터가 지어질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실내 놀이터의 크기를 강당 바닥에 테이프로 표시해서 그 넓이를 알려주었습니다. 아직 배치와 모양은 확실치 않지만, 예상할 수 있는 바닥의 면적이었습니다.
미리 서울에서 프린트해서 가져간 큰 종이 위의 놀이터 부지 도면 위에 아이들이 조를 나누어서 자유롭게 원하는 놀이터를 그렸습니다. 총 5조의 아이들은 각자 원하는 놀이터를 매직으로 그리거나, 찰흙으로 만들어 놀이터 종이 위에 올려두었는데 아이들이 그려낸 다섯 장의 놀이터 도면들에서 공통점을 많이 발견해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은 중간 중간 서로의 것을 벤치마킹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의 도면 위에는 각종 물놀이 시설과 트램폴린이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었고 미로와 집라인까지 그려져 있었습니다. 또 화장실을 남녀 구분해서 그리면서 소수 건축가들을 깜짝 놀래키기도 했는데요. 아이들은 많은 것들을 그려내면서, 물론 모든 것을 다 해 줄 순 없겠지만 최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해달라고 간곡히 소수 건축가들에게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지품 초등학교 학생들 전부 모여 다른 조의 놀이터 발표를 들었습니다. 다음에도 또 다시 와달라는 아이들의 부탁에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왔습니다:D
또 이날에는 지품면 주민들과 지품 초등학교 학부모님들이 놀이터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으러 모여주셨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농어촌 어린이 놀이터 사업과 이곳에 지어질 놀이터에 대한 설명을 해드리고,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시간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