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아르코 미술관_ 현장답사
연극의 거리, 대학로를 방문할 때면 항상 꼭 지나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가을이면 은행나무로 무성한 곳, 마로니에 공원입니다. 그리고 마로니에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세 채의 건물 중 두 채는 김수근 건축가의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아르코 미술관과 아르코 예술극장입니다.
12월 초, 아르코 미술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2층 라운지 공간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아르코 미술관과 첫 번째 미팅이 있었던 날이고, 처음으로 현장 답사를 갔던 날이기도 합니다.
아르코 미술관의 겨울은 건물의 외형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계절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마로니에 공원에서 공원과 아르코 미술관 주위를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아르코 미술관에서 리모델링하고 싶어하는 부분은 정면에서 보이는 2층 부분이었습니다. 푹 꺼진 입면의 2층, 유리로 막혀있는 공간입니다.
아르코 미술관의 2층은 현재 '아카이브'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기존에 라운지로 계획되었지만, 지금은 미술에 관련된 도록과 서적을 보관하고 열람이 가능한 아카이브 공간의 앞 공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아카이브를 찾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전시 관람자도, 전시를 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언제라도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머무는 사람은 얼마 없어 보였습니다.
첫 미팅이 끝나고 돌아오면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김수근 건축가의 특성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이 건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