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아르코 미술관_ 1차 제안
아르코 미술관(옛 미술회관)은 1979년, 김수근 건축가 설계로 지어졌습니다. 마로니에 공원을 정면에 두고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은 꼭 건축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익숙한 풍경으로 대학로의 대표적인 건물이 되었습니다. 서울을 찍은 옛 흑백사진 속에서도 아르코 미술관을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이곳에서는 많은 미술 관련 전시와 행사가 있었습니다.
소수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아르코 미술관의 이미지를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풍경을 2층 라운지에 가져다 놓고 싶었습니다. 누구든 호기심을 갖고 들어와 오랫동안 머물러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르코 미술관 2층 라운지 공간으로 올라오면, 멋진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마로니에 공원을 유일하게 높은 곳에서 관망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사람들은 대학로를 찾아 마로니에 공원에 와 약속을 기다리기도 하고,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버스킹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소수에서 답사를 갔던 날에는 겨울 방학을 앞둔 학생들이 유난히 많기도 했습니다.
마로니에 공원을 2층 높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은 딱 이곳, 아르코 미술관의 2층 라운지뿐이었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최대한 살려 줄 수 있는 계획안을 고안했습니다.
소수에서는 '마로니에 공원을 그대로 들어올려 아르코 미술관 2층으로 옮겨놓으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했습니다. 아르코 미술관의 2층에 자리 잡는 실내 마로니에 공원이 생기면, 외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라운지의 존재를 인지시킬 뿐만 아니라 계절에 관계 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원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의 낮은 천장을 박공으로 일부 들어올리고 낮은 평상을 설치해 식물을 중간 중간 심는 제안을 했었으나, 관리 상의 문제로 실현되지는 않았습니다.